열심히 근무했던 주민센터 공익 썰

|2017.01.12 20:30|0|21
원문 : 117627924

본인도 공익이다.


집안이 어려워서 17살때 부터 노가다를 했고


19살때는 조선소에 틀어 박힌 결과 허리 디스크가 심하게 와서 신검 4급을 받아 공익이 되었다.


솔직히 어디가서 일 못한다는 소리 안들었고


일 빼는 성격도 아니였기에 현역을 갈줄 알았더니 왠 공익인지...


아무튼 학업을 중단하고 서울에서 다시 부산을 내려와 공익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멀쩡하게 훈련소를 끝내고


주민센터로 근무지가 잡혔다.


호프집, 인형탈 알바, 게임 성우 알바, 단편 애니메이션 녹음 알바, 이자카야 알바, 노가다 ,조선소 등등


수많은 일을 해봤지만


사무직 같은 일을 처음하는 거라 긴장하고 일터로 향했다.


인터넷에서 주워들은게 있어서 '공익은 무시당한다.' '무시당하는 이유가 있다' '몸도 병신 정신도 병신인 애들이 한둘이 아니라 근무지에서 존나 무시한다' 등등


그런 소리나 대우를 듣기도 받기도 싫어서 열심히 일할 마음을 가지고 갔는데


다행이도 내가 근무한 곳은 아주 멀쩡하고 나라를 위해 근무를 열심히 하는 청렴한 공무원들이 있는 곳이였다.


근데 문제는 지역이 부산에서도 꽤나 슬럼가 라고 할수잇는 괴정쪽이였다.


혼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술만 먹으면 개가되어서 동네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아저씨 아줌마들


담배 태우러 주민센터에 들락거리는 고딩들과 정신이 반쯤 나간 아줌마 아저씨들 까지


몇몇 사건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서술할 사건들 덕분에 난 좀더 성숙해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다.


무슨일이 있었냐면


1. 할머니의 고독사. 그리고 60대 할아버지의 고독사

티비에서 흔히들 말하는 고독사 라는것을 내가 한번 발견한 적이 있다.

우리 근무지 담당 구역에는 주로 노인네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마디로.....자식이 부모를 버린 것이다.

찾아오지도 않고, 연락 한번 하지 않는 일들이 수두룩 했는데, 그런 노인네들이 겨울이나 날이 무진장 더운 여름날에 죽어서 발견되는 것이다.

가끔 티비에서 보는 그대로 말이다.


'씨바 설마 내 근무할때 그딴일이 일어나지는 않긋죠 행님?' 

하고 공무원 형들이랑 이야기 하며 안심하고 있었는데


2015년 1월 쯤 됬던 날이였다.


복지과에서 혼자사는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거는 업무가 있었는데

이 업무는 다름아닌 '노인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혹은 병에 걸렸는지 안걸렸는지' 를 물어보는 안부전화였다.

내가 몇분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알고있었기에 전부터 사비를 털어서 과일이나 빵같은걸 가져다 드린적이 있었다.

아무튼 그러한 업무를 거의 다 끝내고 한 할머니만 남으셨는데, 이상하게 전화가 안받더라.

계속 전화를 안받으시길래 '어디 나가셨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뭔가 삘이 이상해서

'이분 전화를 안받으시는데 한번 댕겨오겠슴다'

하고 그 분 집으로 달려갔다.


'할머니 계심니까? 주민센터에서 나왔는데요!'

연기공부를 해서 목소리도 존나게 크건만 할머니는 대답이 없으셨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창문에는 불이 켜져있는게 아닌가

갑자기 존나 다급해져서 문을 미친듯이 두드리다가 어쩔수 없이 대문 유리를 박살내고 문을 열어보니

할머님이 입구에서 쓰러져 계셨다

그때 순간 나는 이게 무슨일이고? 하고 쓰러져 계신 할머니의 손을 잡는데

차가워도 너무 차갑더라. 손을 바라보니까 사람 피부가 되게 하얗고도 파랗게 되어있었고.

그런데 묘하게 사람이 진정이 되더라.

죽은걸 바로 알아버려서 그런건지 몰라도 난 냉정하게 112에 전화를 걸었고 다시 주민센터로 달려가서

'할머님 돌아가신것 같습니다' 하고 이야기 했다.

경찰 아저씨들이 와서 판독한 결과

고독사였다고 하더라.



그리고 2016년 2월 11일때 도 위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2월때는 죽은 영감님은 경찰이 추정하길 설날 바로 전날에 죽었다고 하더라

주민센터에 조회를 해봤더니 아내도 자식도 없고 그냥 서울에 계신 누나 한분만 있었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분 시신는 하필 내가 직접 치웠다. 정확히 말하면 시신를 수습하러 오신분을 도와드렸는데

1자로 누인 몸을 남자 둘이서 팔과 다리를 잡고 들었는데도 몸이 접히질 않더라.

사람 시신이 그렇게 딴딴하게 굳는가 싶더라.


이런 일들을 한번씩 겪고 난 뒤부터 나는 한동안 봉사활동을 하러 다녔다.

세상에 진짜 이런일이 있구나 하고 느꼈기에,


두번째 사건


2.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 사건.


링크 참조하면 좋다


http://sports.khan.co.kr/culture/sk_index.html?cat=view&art_id=201411211128453&sec_id=562901&pt=nv


내가 근무하던 주민센터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대충 요약하면


60대 노인이 고독사 했다. 노인의 가족이 찾아왔다. 사망판정을 받고 냉동고안에 넣으려는데 다시 숨을 쉬고 살아났다. 갑자기 노인의 가족이 '저 사람 죽은걸로 해주세요.' 라고 부양 의무를 거절했다.


이 당시 존나 피곤했는데 이 사건 때문에 MBC프로 리얼스토리 눈 에서 찾아와서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갔었다.

당시 난 공익 5일째였는데 존나 뻔뻔한 노인의 가족 태도에 내가 눈에 불이 붙어서 저새끼들 뭐냐고 딥빡했던 기억이 난다,


3.부산 메르스 사건

이것도 존나 피곤하고 괴로운 사건인데

당시 메르스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었는데

'설마 부산에 메르스 같은게 퍼지겠나 ㅋㅋ' 하고 있던 찰나에

http://news1.kr/articles/?2289482

정확히 내 근무지 부근에서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됬다.

진짜 이 사건 때문에 사하구 공무원들이랑 공익들이 난리가 났는데

메르스 의심 환자들이 집밖에 나오지 못하도록 지켜보는 일을 5일동안 밤새도록 근무했었다,

특히 몸 약한 어르신들은 각 동네별 노인정에 모이지 못하도록 계속 순찰돌고, 또 몸 아프신 어르신이 있으면 그 집에 가서 밤새도록 어르신을 돌보고...진짜 피곤하더라


4.공무원한테 시비거는 아줌마 아저씨들.


제일 싫은 분류들이다

이런 놈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주로 복지쪽에 시비를 걸러 왔었는데 대부분 시비거는 스타일이

'씨발 옆집 할배는 쌀도 받고 김치도 받고 빵도 받고 전기장판도 받았는데 왜 내는 안주냐 씨발럼들아?! 니들이 나랏밥먹고 뭐했냐!'


혹은


'야이 씨발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니들이 나를 안도와줘? 씨밸럼들아 시체 치우는거 보고싶냐!' 같은 종류였다

(문제는 이 새끼들이 복지혜택을 안받아도 충분히 살아가는 놈들이였다. 복지과에서 혜택주는 사람들은 진짜 장애가 있거나 부양가족들이 전혀 없거나 부양 가족은 개뿔

당장 노인네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그런 집이였다)


문제는 그런 협박과 간접적인 폭력 행사에 노출된 공무원들이 남자들이 아닌 대부분이 였자였는데

필자는 여자가 폭력에 노출되어있는걸 참지 못한다.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에게 시달렸기 때문에)

바로 달려가서 아저씨면 밖으로 끌고나간뒤 CCTV없는 곳에서 뺨을 때리거나 때린 다음 협박하기

아줌마면 말리는 척 하면서 귓속말로 '씨빨년아 디질래?' 하고 협박하기 등


착하게 대하진 않았다


그 덕분에 진상들이 직접 주민센터에 쳐들어 오진 않았는데

이 새끼들이 내 앞에서는 쳐맞고 '헤헿 미안합니다' 하고 나갔다가 새벽에 술 존나 마신다음 취한 상태로 아무도 없는 주민센터 창문에 돌을 던지고 튀는 개짓거리를 했다.

이 새끼들 때문에  보안경비 벨이 존나 울려서 새벽에 자다가 급히 깨는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5.정신병에 시달리는 아줌마


이 아줌마는 내가 공익 막바지에 겪은 사람이였는데

하루는 동네에 이상한 사람이 떠돌아 다닌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 것이였다.

'얼굴에 화장을 미친듯이 하얗게 하고 온몸은 깡말랐는데 배가 빵빵한 사람이 싸돌아다닌다'


였다.


무슨일인가 하고 그 아줌마가 출몰한다는 괴정 시장쪽으로 갔는데

상태가 보통 심각한게 아니였다.

깡마른 팔에는 멍이 잔뜩있었고 얼굴은 무슨 귀신분장마냥 존나 하얀색에다가 시뻘건 립스틱. 그리고 짙는 눈썹화장과 아이섀도

그리고 아프리카 난민마냥 튀어나온 배

딱 봐도 영양실조였다.


담당자랑 나는 그분께 주민센터에서 왔다고 사태가 심각해 보여서 찾아왔다고 하니까 자기집으로 우선 가서 이야기하자고 하더라

근데 신기한건 그분이 말을 굉장히 멀쩡(?)하게 하는 것이였다.

부산에서는 흔히 듣기 힘든 깔끔하고 바른 서울말씨를 쓰는 것이였다.

뭐라 말하기 힘든 외모와 너무나 깔끔한 말씨의 괴리감 때문에 뭔가 더 섬뜩했는데


그분 집으로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갔는데

집 안이 온갖 음식 쓰레기와 폐 가전 그리고 썩은내 천지였다

집엔 불도 안들어와서 대낮인데도 깜깜했고 도저히 사람 살 곳이 아니더라

나와 담당자는 급히 구청 긴급민원을 요청해서 그분을 병원에 모셔드리고 집을 청소할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그리고 주민센터에 와서 그분 신상을 조회하는데

등록되어 있는 사진은 굉장히 이쁜 아가씨였다

그것도 30대 초반...


무슨일을 겪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바뀔수가 있는지 놀라웠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있었는데


불평불만 하지 않고 근무해서 부산시에서 주는 상도 받고 휴가도 받고


'공무원 해볼 생각 없어요? 공부 도와줄께요' 라고 이야기도 듣게되었다.


물론 난 '제가 성우가 되고싶어서 다시 서울로 가야합니당 껄껄 '하고 마지막 인사하고 왔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일을 겪어서 멘탈이 참 좋아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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